[보도] 남극 해양보호구역(MPA) 확대 또다시 실패
지난 10월 22일부터 2주간 열린 제 37차 남극해양생물자원보존위원회(CCAMLR, Commission for the Conservation of Antarctic Marine Living Resources) 연례 회의에서 주요 의제로 기대를 모았던 해양보호구역(MPA) 추가 확대 지정 논의가 무산되었다.
CCAMLR는 남극 바다와 생태계 보전 계획을 결정하기 위한 국제기구로, 24개국과 유럽연합을 포함 총 25개국이 만장일치로만 의결이 된다. 그러나 마지막까지 보호 구역 지정에 동의하지 않은 몇몇 국가의 반대에 부딪혀 부결되어 또 다시 1년을 기다려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특히 생물 다양성 손실로 인해 궁극적으로 인류가 겪게 될 위험을 엄중하게 경고한 WWF의 ‘지구생명보고서 2018(Living Planet Report 2018)’ 이 발간된 다음 날 결정되어 더욱 실망감을 안겼다.
<2017년 동남극해 아델리 펭귄 1800쌍의 번식 활동 중 단 2마리만 살아남았다.>
이번 CCAMLR 회의에 참여한 WWF-Korea 해양보전 프로그램 이영란 선임 오피서는 “한국을 포함한 25개국이 과연 남극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남극 보전을 위한 확고한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 든다. 남극 보호를 위해 손써볼 수 있는 시간을 놓쳐버리게 될까 염려된다. 남극이 훼손된다면 단지 일부 국가에만 영향이 미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지구 전체의 문제다”라며 극적인 타결을 기대했던 아쉬움과 실망을 삼켰다.
이번에 제안된 해양보호구역은 세 지역으로 동남극해와 웨델해, 남극반도 지역으로 동남극해는 유럽연합과 호주가 제안한 후 무려 7년 동안이나 합의되지 못했으며, 유럽연합과 독일이 제안한 웨델해는 올해 초부터 해양보호구역 지정에 기대감이 높았으나 무산되었다.
특히 올해 처음으로 제안된 남극 반도 지역은 남극 해양생태계의 근간이라 불리는 ‘크릴’이 풍부한 지역으로, 크릴을 먹이로 하는 펭귄, 물범, 바닷새, 고래 등의 중요한 서식지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인간의 활동에 의한 스트레스 또한 높은 지역으로, 남극 지역 중에서도 크릴 조업이 가장 집중되어 있으며, 최근에는 관광객이 증가하는데다 기후변화로 인해 바다 온도가 높아져 빙하가 빠르게 녹아 보호가 시급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될 경우 복잡한 이해관계로 갈등을 일으킬 수 있어, 이를 위하여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해법을 논의할 수 있는 워크샵이 WWF의 후원으로 내년 6월 프랑스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영란 선임 오피서는 “남극과 그곳에 사는 고래와 펭귄 등 해양생물은 이미 오래전부터 문제가 심각하다는 신호를 보내왔다. 해양보호구역의 지정 확대와 네트워크를 통한 효과적인 관리를 통해 기후변화 등으로 몹시 취약해진 남극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WWF-Korea는 우리 모두의 자산인 남극 보호를 위해 해양보호구역 지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용어설명
●남극해양생물자원보존위원회(CCAMLR, Commission for the Conservation of Antarctic Marine Living Resources) : 남극 크릴의 상업적 조업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남극생물자원 보호를 목적으로 1982년 설립된 정부간 국제기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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