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수산물 백일장 1등
지속 가능한 발전(sustainable development) 개념은 광범위하다. 구체적으로 이 개념은 ‘미래의 필요를 충족시킬 능력에 손상을 주지 않으면서 현재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개발’을 말하고, 현재의 과도한 자원 사용과 개발이 미래 세대를 위협하지 않도록 지속성·형평성·효율성을 토대로 사회를 구성하는 모든 분야의 정책 수립에 최우선적 고려 사항이 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이처럼 1987년 UN 총회에서 설립한 세계 환경개발 위원회(WCED)가 소위 브룬트란트 보고서로 알려진 ‘인류 공통의 미래(Our Common Future)’에서 지속 가능한 발전의 패러다임을 처음 제시한 이래 벌써 30년이 지났다. 이제 지속 가능한 발전은 사회 전 분야의 다양한 구성원들이 추구하는 정책이자 전략 때로는 유행 같은 사조가 되었다. 더 이상은 공공과 민간의 영역 구분이 무의미하고, 실행 주체에 있어서도 유관기관이냐, 기업이냐, 개인이냐를 따질 필요가 없는 당연한 우리 삶의 명제가 된 것도 같다.
그동안 GDP가 높은 순위로 속하는 나라들과 서구화된 국민 교육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나라들, 말하자면 저개발국가를 제외한 전 세계에서 지속 가능한 발전에 의한 공영의 가치를 이해하고 미래의 지구와 세대를 걱정하는 시민들이 양성되어 온 것으로 보인다. 나 역시 길지는 않지만 WWF-Korea를 후원하면서 추상적으로 보호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한 지구의 환경과 생명에 대한 인식이 더욱 명료해지는 경험이 만족스럽다. 매체를 통해 많은 주장과 계몽이 넘쳐나지만 내가 개인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우리 가족이 지속 가능한 환경개발에 조력할 수 있는 수단은 무엇일까.
‘지속 가능한 수산물을 위한 WWF의 제안’ 리포트는 이에 대한 쉬운 해답을 알려주었다. 텅 비어가는 바다에 대한 걱정으로 치어의 남획과 무분별한 혼획, 저인망 쌍끌이어선을 감시 타도하러 나설 수 없는 우리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역시나 유권자 시민으로서의 정책 요구와 소비자로서의 올바른 인식과 구매 행위의 실천이다. 흔히들 ‘착한 가격에 질도 좋고 윤리적인 제품을 내놓는 착한 대기업’을 요구하고 중국 어선의 우리 근해 불법조업으로 오징어 값이 오르는 도적질을 비난하지만, 소비자로서 마땅히 알아야 하고 미래사회를 위해 감당해야 하는 코스트와 국적과 피아를 구분해서 발동되는 윤리의식을 무시해 온 것은 아니었을까.
크기는 작지만 인구가 밀집한 한반도 국민들이 소비하는 1인당 수산물이 세계 1위라니요? 스시의 나라 일본을 가뿐히 넘는 통계였다. 생각해보면 만원에 각종 마른생선 안주, 만원에 광어회 한 접시가 24시간 배달되는 나라, 선진국은 상상하기 어려운 가격의 대량의 생굴과 새우, 각종 젓갈로 1년 내내 김치를 담가먹는 나라, 절대적으로 수산물에 기반을 두는 한국의 식문화가 지속가능한 어업과 수산물에 미치는 영향을 인지해야 한다. 리포트는 복잡한 구조의 수산물에 관련된 우리나라의 여러 팩트를 담담하게 알려주면서 나를 걱정시키고 또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성찰시켰다. WWF-Korea, 아주 잘 했다.
이번에 현실에 발이 묶인 처지로서 5월 초에 열린 코엑스 ‘서울 국제 수산 식품전시회’의 WWF 부스와 세미나를 약간의 보도로만 접할 수밖에 없어 아쉬웠다. 리포트를 공유해 준 WWF-Korea에 감사와 미력한 지지를 보내며, 나는 5월 20일 일요일의 ‘기후 행진 2018’에 참가했다. 그리고 기묘한 노랫가락에 사로잡혀 버렸다. 지구를 지키는 온도 –1.5℃. Together possible!!
- 안양시민 김영연 님
Comments
blog comments powered by Disqus